경영상 어려움으로 폐업을 할 때면 세금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영이 악화돼 폐업하는 마당에 세금까지 추가로 내야 한다니? 의문이 들 수밖에요.

오늘은 폐업하는 사업자들이 놓치는 부가가치세 규정, ‘재화의 간주공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사업자 폐업 시 세금신고

사업을 폐업할 때, 사업자는 폐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신고 및 사업장 현황신고, 지급명세서 제출, 다음 해 소득세 및 법인세 신고를 정리해야 합니다. 폐업 부가가치세 신고는 폐업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25일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부가가치세 규정 중 ‘재화의 간주공급’에 대해 잘 몰라서 부가가치세 신고를 잘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화의 간주공급이란 실제로 재화를 공급한 것은 아니지만 세법상 공급한 것으로 간주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규정입니다.

즉, 사업자가 폐업할 때 남아 있는 재화를 실제로 외부에 판매하는 등 공급하진 않았지만, 자기에게 공급한 것으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겠다는 규정이죠.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내가 공급받는 게 아닌데 왜 나에게 공급한 것으로 보는 걸까요?

폐업 후 남은 재화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이유

사업자는 과세사업용으로 재화를 취득해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부가가치세를 냅니다. 나중에 매입 시 부담했던 매입세액은 당연히 공제받을 수 있고요. 그런데, 사업을 폐업하면 더 이상 사업자가 아니어서 남아 있는 재화를 판매하더라도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비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악용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폐업 후 남은 재화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폐업 전 사업자의 지위에 있을 때 재화를 취득해 매입세액을 공제받고, 폐업 후 비사업자로서 재화를 판매할 수도 있으니 미리 부가가치세 10%를 과세하는 거죠.

다만,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재화의 간주공급으로 보지 않습니다.

매입 당시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않은 재화가 폐업할 때 남아있는 경우

폐업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 ⓑ, ⓒ)

ㄴⓐ 사업자가 직매장을 폐지하고 자기의 다른 사업장으로 이전하는 경우 폐지한 직매장의 재고 재화

ㄴⓑ 동일 사업장 내에서 2개 이상의 사업을 겸영하는 사업자가 일부 사업을 폐지하는 경우 해당 폐지한 사업과 관련된 재고 재화

ㄴⓒ 사업자가 사업의 종류를 변경한 경우 변경 전 사업과 관련된 재고 재화

폐업 시 잔존 재화 계산 시, 공급가액은?

폐업 시 남아 있는 재화에 대해서 간주공급으로 과세할 땐, 그 재화의 시가로 과세하게 됩니다. 만약 재고자산의 판매가가 1천만 원이라면 이를 공급가액으로 해서 여기의 10%인 1백만 원을 과세하게 됩니다.

*시가 : 사업자가 특수 관계인이 아닌 자와 해당 거래와 유사한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가격

단, 남아 있는 재화가 비품, 기계장치 등 감가상각자산에 해당하면 아래 산식에 따른 간주 시가로 과세하게 됩니다.

간주 시가 = 취득가액 x (1-감가율) x 경과된 과세기간 수

1) 취득가액 :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해당 재화의 공급가액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않은 금액은 제외)

2) 감가율 : 건물 또는 구축물은 5%, 그 밖의 감가상각자산은 25%

3) 경과된 과세기간 수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에 노트북, 시험 연구용 기기 등을 구입하고 부담한 매입세액 5백만 원(공급가액 5천만 원) 전액을 공제받았고, 구입 후 과세기간이 2기에 불과한 경우의 공급가액을 한번 계산해볼까요?

재화의 간주공급가액 : 5천만 원 x (1-25%) x 2 = 2천5백만 원

과세기간 개시일부터 폐업일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2천5백만 원의 공급가액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10%의 세액인 2,500,000원을 납부해야 하는 거죠.

만약, 건물이나 구축물이 아닌 감가상각자산을 구입하고 2년이 지난 시점에 폐업을 했다면 폐업 시 남아있는 재화의 간주공급은 없었을 겁니다. 건물이나 구축물이 아닌 감가상각자산의 감가율은 25%이고, 1년 안에는 2개의 과세기간이 있기 때문에 2년이 지났다면 간주공급가액은 0이 되었겠죠!

재화의 간주공급가액 : 5천만 원 x (1-25%) x 4 = 0원

폐업을 원하는 사업자는 없습니다. 다만, 원하지 않게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을 때는 예기치 않게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경황이 없다는 이유로 폐업에 따른 세금신고를 하지 못했을 때는 더 많은 세금을 추징 당하게 되고, 조그만 사업을 다시 해보려고 할 때도 본인 명의로는 사업자등록을 신청하거나 재산을 취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여유가 없더라도 반드시 세금 신고만이라도 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