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안 하고,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어린이집이 3월 8일까지 문을 닫고, 각급 학교가 개학을 연기한 가운데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IT 인프라 환경을 갖춘 기업들은 속속 원격근무를 도입하며 큰 혼란 없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근무 경험이 없는 기업들은 우왕좌왕하며 이제서야 관련 IT 솔루션을 도입하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원격근무라는 새로운 업무 환경 도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조직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공유해 볼 텐데요. 우선 그전에, 미래의 일하는 방식으로 일컬어지는 ‘리모트 워크’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 볼게요.

미래의 일하는 방식, 리모트 워크 Remote work

워드프레스로 잘 알려진 미국 IT 기업 오토매틱 Automattic, 페이팔, 트위터가 사용하는 디자인 툴을 개발하는 인비전 InVision,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 플랫폼 버퍼 Buffer.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전 직원이 리모트 워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리모트 워크란, 한 마디로 원격근무를 뜻하는데요.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것을 의미하죠. 비슷한 용어로 재택근무가 있긴 하지만, 리모트 워크는 집 외에도 카페, 휴양지 등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걸 의미해 재택근무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입니다.

갤럽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리모트 워크를 하는 직장인 비율은 2016년에만 43%에 달한다고 하죠. 리모트 워크는 시대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근무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리모트 워크를 도입해 운영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스마트스터디가 리모트 워크 하는 방식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국내 콘텐츠 기업 스마트 스터디 역시 개발팀에 한정되어 있지만 출퇴근이나 휴가, 일하는 장소 등을 모두 직원들이 정합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 스터디는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효율적 재택근무를 위해 정한 룰은 ‘온라인 캘린더로 업무 일정 공유하기’, ‘업무 시작 메신저로 알리기’, ‘오프라인 회의는 항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만 진행하고, 반드시 회의 내용 기록하기’ 같은 것들이죠.

이들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지킬 수 있는 룰을 만들고,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은 구성원이 있다면 나무라지 않습니다. 대신, 더 약한 룰을 만들죠. 룰을 만들고, 개선하고, 약속하고, 이를 반복하면서 이들은 더 좋은 룰을 만들어나가는 식입니다.

리모트 워크 했을 때 장점

리모트 워크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회사 중 미국의 IT 기업 오토매틱을 빼놓을 순 없습니다. 오토매틱은 직원이 20명이던 설립 당시부터 리모트 워크를 해왔고, 직원 수가 40배가 늘어난 지금도 여전히 리모트 워크 형태로 일합니다.

이들이 리모트 워크 업무 형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바로 넓은 인재풀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재 채용의 어려움은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리모트 워크 기업이라면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유능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오토매틱은 다양한 국가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직원이 속한 국가는 총 68개국,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84개나 됩니다.

오토매틱 창업자 뮬렌웨크는 이를 낚시에 비유하기도 했죠. ‘수많은 낚시꾼이 있는 좁은 호수보다는 넓은 바다에서 낚시하는 편이 훨씬 더 다양한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이외에도 장점은 또 있습니다. 사내 정치에서 굉장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관계로 인한 감정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지출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큰 사무실을 유지하는 대신, 이들은 직원들의 복지 비용으로 대체합니다.

그렇다면, 리모트 워크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결은 대체 뭘까요.

커뮤니케이션은 산소다?

리모트 워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오토매틱 사내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고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산소다(Communication is oxygen)’. 직접 얼굴을 보고 일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업무 일정을 공유하거나, 상태를 업데이트하거나,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팀원들과 공유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겠죠.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도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직이 커지면 커뮤니케이션 비용도 덩달아 증가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가령, 오토매틱은 블로그를 만드는 기업답게 사내에 다양한 내부 블로그가 있어 기록을 남깁니다. 팀별, 지역별, 프로젝트별, 관심사 별 등 다양한 목적으로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전체 블로그의 개수는 500여 개나 된다고 합니다. 각 게시물마다 댓글로 토론이 이뤄지고, 합의점에 이르면 사내 매뉴얼인 필드 가이드에 옮겨 적어 공식 매뉴얼로 만들기도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 팀마다 트렐로(Trello)나 구글 독스(Google Docs)같은 툴을 쓰기도 하고, 화상 회의를 할 때는 줌(Zoom)을 이용합니다.

함께 일한다는 감정적 교류도 중요

리모트 워크 업무 형태는 대부분 혼자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처음에는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프라인 교류가 적다 보니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리모트 워크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회사 차원에서 친목을 다지고,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데이터 분석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엘라스틱(elastic)은 1년에 2회 ‘Engineering All Hand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엔지니어링 관련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소속감을 느끼는 자련을 마련하고 있고, 개발자들이 모여 그들의 작업물을 발표하는 ‘데모데이’를 개최하여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오토매틱 또한 1년에 1회 그랜드 밋업(Grand Meetup)이라는 행사를 개최해, 대표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랜드 밋업 외에도 워드캠프(WordCamp)라 불리는 개발자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리모트 워크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협업 툴을 도입하고, 관리자들은 경직된 업무 문화를 바꾸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또, 업무 스케줄을 공유하고, 회의 안건을 정하고, 회의 일정을 잡는 등 모든 업무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선 리모트 워크 업무 형태의 순기능과 적합성을 잘 파악해, 기업과 개인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면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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