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확보의 밑거름은 신제품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부담감 때문일까요? 스타트업 구성원은 신제품에 더 많은 기능을 넣고, 더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계획했던 중요한 본질 부분은 잊어버리고, 쓸데없는 기능만 자꾸 추가하게 되죠. 신제품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신제품에 자꾸 기능을 추가하는 이유

그러면 왜 많은 스타트업은 제품을 개발할 때, 자꾸만 기능을 추가하고픈 욕심이 생기는 걸까요?

기업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고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매출과 실적에 대한 압박, 투자자의 요구, 모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과욕을 부리게 됩니다. 특히, 스타트업 구성원은 고객에게 더 많은 기능과 혜택,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고객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 듯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태도 때문에 제품이 복잡해지고, 제품의 핵심가치가 희미해집니다.

물론 기능 추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품의 핵심가치는 고객 니즈에 근거해 설정되고 발전돼야 하는데, 이를 간과해 쓸데없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제품 핵심가치가 사라지게 되는 참사를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단순함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아이팟

복잡함을 버리고, 단순함으로 승부해서 성공한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포털사이트 구글이 그렇고, 애플이 만든 MP3 플레이어 아이팟도 그렇습니다. 애플의 아이팟은 원형의 휠 버튼 하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서, 원하는 노래를 듣기 위해 버튼을 세 번 이상 누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너무 많은 기능이 추가돼 전면에 버튼이 몇 개씩 붙어 있는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던 다른 MP3 플레이어 제품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됐었죠.

구글은 또 어떤가요? 디스플레이 광고 일색인 기존의 포털에 비하면 너무나 단순하지만, 사람들에게 만족할만한 탐색 경험을 제공합니다. 오로지 ‘검색’ 기능에 충실했기에 고객들에게 더 인상 깊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제품개발팀은 “더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벽함이 완성된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을 철학처럼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색 기능뿐이지만 검색은 확실하게

제품개발은 고객 경험에서부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제품개발은 보유한 기술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로부터 시작하면 안 되고, 고객 경험에서 시작하고 난 후 거꾸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했었죠. 이는 현재의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면, 고객과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고객 자신들은 모르지만, 그 안에 내재하는 니즈를 읽어내는 것은 기업의 몫이며, 이는 고객 경험을 면밀히 관찰하면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고객의 잠재 욕구를 찾아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보여줬을 때 ‘그래, 바로 이거였어!’라고 공감하게 만들려면, 고객도 몰랐던 본원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만 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남았네요. 그럼, 고객의 잠재욕구를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고객에게 묻는 것보단, 그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또 관찰해야 합니다. 언제 일어나고,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좋아하며, 무엇에 분노하고 슬퍼하는지 고객을 지켜보세요. 많은 기업은 이제 단순히 지켜보는 것을 넘어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본원적 욕구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관찰을 끝내고 난 후, 고객이 가진 문제 중 ‘내가 풀고 싶은 문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정합니다. 또, 고객이 문제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고 있으며, 기존 대안이 없다면 향후 어떻게 풀고 싶어 하는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은 기업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며, 기업 내부 인력의 기술, 인력, 경험뿐만 아니라 철학까지 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개발팀 전체가 제품의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고수하기 위해 측정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만 쓸데없는 기능이 추가돼도 쳐낼 수 있으니까요.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와 고객이 느끼는 가치, 사용 편의성 등이 일치하는지도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제품에 더 이상 어떤 불필요한 기능도 없고, 단단한 알맹이만 남았을 때 비로소 완벽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고객 없는 제품은 없죠. 지금 돌아가야 할 곳은 제품 개발실이 아닌, 길거리가 아닐까요? 고객의 눈으로 기술을 한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