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이 스타트업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입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라고 하면, 무언가 좋아 보이고, 갑질하는 직원도 없을 것 같고, 회의에서도 동등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죠. 실제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벤처기업 입사 의향’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 중 41.7%는 ‘조직문화가 수평적일 것 같아서’ 벤처기업 입사를 희망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국내 대기업의 위계 조직과 달리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수평적 기업문화가 국내에도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선망하는 구직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위계적인 조직질서를 수평적으로 바꾸고자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직문화를 처음 도입했을 때, 한편으로는 의구심도 듭니다. ‘우리 회사, 겉으로만 수평적 조직문화를 표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몇 가지 조치를 도입했는데,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같은 의문이요. 그래서 오늘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목표로 하는 조직이 한 번쯤 던져봐야 할 질문들을 모아봤습니다.

Q. 상사의 지시에 NO라고 답할 수 있나

상사의 지시가 언뜻 들어선 불합리하다고 느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해야 한다면’ 수직적,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 수평적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평적 조직 문화에서 더 중요한 건 부하가 상사의 지시에 클레임을 건 이후에 해야 하는 일입니다. 부하는 그 지시가 왜 불합리한지 증명하고, 상사를 설득해야 하며, 상사 또한 본인의 지시가 왜 필요한 것인지 설득해야 합니다. 이렇게 상호 간에 설득을 시도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라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Q. 직원이 상사에게 언제든 질문할 수 있는가

가끔, 아니 자주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 A에게 일을 시켰는데, 상사는 디테일한 지시를 하지 않았기에 부하 직원은 자기가 아는 범위에서 일을 처리합니다. 그 후 상사는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재수정을 요청하거나, 최악의 경우 기획단부터 변경해 아예 일을 처음부터 해야 사태까지 옵니다. 보통 상사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부하직원에게 적당히 일을 시키면 벌어지는 일이죠. 만약 부하 직원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을 진행하면서 틈틈이 질문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수평적 조직 문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건 업무 지시를 할 때, 상사는 업무에 관해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고, 반면 부하 직원은 상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 괴롭혀야 합니다. 질문할 수 없는 조직문화는 절대로 수평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Q. 회의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가, 의사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의미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번 의사결정의 안건이나 회의의 목적과 아젠다가 공유되지 않은 채로 회의가 소집되어 시간을 허비한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리더들이 실무를 잘 알지 못해 직원들이 업무 시간을 빼 회의에 소집되는 경우도 있죠. 또, 막상 회의가 진행되어도 회의 참석자 중 의사 결정권자가 없어서 결론이 나지 않거나, 간혹 실무자들의 의견과 대표의 의견이 갈라져, 결국은 대표의 의견대로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에서는 회의 진행의 다섯 가지 핵심 포인트를 꼽습니다. 첫째, 중요한 발언을 할 만한 사람에게 사회를 맡기지 않는다. 둘재, 회의 초반에 그 회의의 목적과 달성해야 할 공헌을 명확히 밝힌다. 셋재, 참가자 모두가 논의에 참여하도록 한다. 넷째, 회의가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상호 자제하도록 한다. 다섯째, 회의를 마칠 때는 결론 등을 정리한 다음, 전원의 동의를 얻어 마무리한다.

회의에서는 직급의 높고 낮음이나 경험의 많고 적음이 아닌 다양한 시각의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언제든지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용기 내지 않고도 주장을 얘기할 수 있고, 그러한 의견들을 모두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Q. 직급 막론,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는가

직장인들 모두 나름의 경력이 있고, 자부심이 있고, 배울 점이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각자 자신의 업무 롤이 있기 때문에 특화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하직원만 상사에게 배우란 법이 있을까요?

프로젝트 팀 단위 업무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분야의 경험이나 기술 등을 부하직원에게 배우기도 하고, 또 부하직원은 상사의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배우기도 하는 등 배움이 모두에게서 모두에게로 흘러가는 것이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업무적 연관성이 떨어지더라도 부하직원에게 배운 점이 상사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직급 호칭을 ‘님’으로 바꾼다고 수평적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그 이면에 직원들의 능동적인 자세와 수평적인 업무 분위기부터 세팅되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