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경영하며 가장 중요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부분은 고객이죠. 고객 만족이야말로 모든 기업들이 원하는 목표일 텐데요.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기 때문이죠. 그만큼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에요.

올해와 다른 내년, 소비의 흐름은 또 어떻게 바뀔까요.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는 어떨지 알아볼게요. 

소비의 세분화

기억하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후식을 얘기할 때 디저트나 빵이라고 뭉뚱그려서 말했어요. 그런데 어는 순간부터 마카롱, 다쿠아즈, 에끌레어라고 디테일하게 말해요. 소비가 세분화되면서 점차 고로케만 파는 빵집, 팥빵만 파는 빵집, 핫도그만 파는 가게 등 전문점이 등장했죠. 

이런 소비의 세분화와 전문화는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요. 과거에는 인테리어 업체들이 모든 결정을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었요. 업체와의 일방적인 소통 속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답답함을 느끼곤 했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어요. 소비자들은 이제 온라인과 커뮤니티, SNS를 통해 정보를 얻으며 높은 식견을 갖게 됐어요.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는 오롯이 ‘자신’을 나타내죠. 이런 자신만의 스타일은 ‘꿀조합’이라는 이름을 달고 SNS를 통해 널리 퍼져요.

이렇듯 2020년의 소비는 점점 개인적이고 세분화될 거예요. 자신만의 조합이나 비법을 공유하고 그것에 자극받은 다른 소비자들은 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면서 능동적인 소비자가 되는 거예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음식 레시피를 개발하고 공유하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런 현상은 점점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전망입니다.

가격보다 중요한 시간

경제 뉴스를 보면 늘 접하게 되는 기사 중 하나가 바로 소비 시장의 침체입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줄을 잇는다고 설명하는 기사가 한 둘이 아니죠. 그런데 SNS를 보면 고급 레스토랑, 고가 브랜드 제품 쇼핑, 해외여행 등 불경기가 맞나 싶은 포스트가 참 많아요. 왜 그럴까요?

바로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가장 강력한 구매 요인은 ‘가격’이었어요. 물론 가격은 여전히 중요해요.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가치 요인은 ‘시간’이에요. 매일 24시간의 가치가 모두 커졌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내게 특별한 시간, 의미 있는 시간에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주말에 연인 혹은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기왕이면 더 좋은 레스토랑에 가고, 휴가를 보낼 때도 한두 푼 더 아끼느라 대충 즐기는 게 아니라 돈이 더 들더라도 확실히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인 거죠. 무조건 싸고 질 좋은 선택이 아닌 그 순간 최고로 만족할 수 있는 옵션을 고르는 거예요.

이런 소비의 흐름에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기 보다 바로 지금 제대로 살고자 하는 욕망이 담겨 있어요. 그렇다고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탕진하는 행위는 아니에요. 감당 가능한 선에서 가격 보다 시간 가치를 우위에 두는 소비인 셈이죠.

브랜드보단 사람을

셀린느(Celine)라는 패션 브랜드를 들어 보신 적 있을 거예요. 작년 9월 이 브랜드가 갑자기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비 파일로(Phoebe Philo)’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고 관련 게시물들이 모두 삭제됐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얼마 후 ‘oldceline’란 팬페이지 계정이 생기고 1년이 채 못 돼 30만 명의 팔로워가 생겼어요.

팬들은 셀린느와 올드셀린느를 구분했고 올드셀린느의 중고 가격은 30%가 올랐죠. 이 현상은 단순한 향수가 아닌 피비 파일로 그녀 개인에 대한 열광입니다. 무엇 때문에 소비자들은 광고 모델이나 브랜드 아우라가 아닌 디자이너 한 명에게 열광했을까요?

과거 피비 파일로가 잊힌 명품 브랜드 끌로에(Chloe)를 새롭게 혁신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2년간 휴식을 취할 것이다’. 누구보다 잘나가던 디자이너 시절인 만큼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줄 아는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과 철학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음은 물론이죠.

이제 셀린느의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는 피비 파일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사는 거예요. 현대적이고 지적이며 나아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그렇게 되길 희망하죠. 스티브 잡스의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갖고자 애플이란 전자 제품 브랜드에 많은 추종자들이 따랐던 현상처럼요. 

사람들은 이제 브랜드 너머에 있는 ‘사람’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저 건조하고 딱딱한 브랜드가 아닌 사람 같은, 인격체가 느껴지는 브랜드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소비해요.

이상으로 2020년 소비 트렌드를 살펴봤어요. 가격이 내려갈수록 수요가 올라가는 경제 그래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죠. 가격을 뛰어넘는 가치, 그것을 만드는 기업이 2020년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어요. 이 게시물을 접한 1인 기업 및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그렇게 되길 자비스가 응원합니다.